앞마당의 민들레
-임완근-
비만 오면 질척거려
앞마당에 깔아 놓은 돌 자갈을 뚫고
뾰족이 올라오는 녹색의 저항
발고 밟아도 다시 살아나던
민들레가 늦은 봄꽃을
노랗게 피웠다
밟히고 짓눌려 키는 작지만
한두 송이씩 피던 꽃이
이제는 뭉치로 핀다
한 뭉치 두 뭉치
마당을 가득 메운 평화
군인들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노란색이 평화를 상징한다 했던가!
물고기가 담긴 노란 연필을 북으로 보내며
그 땅의 평화를 기도하던
때가 생각났다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끝없이 던져지는 돌팔매
나눔이 평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
기다림은 늘 지루하지만
노오란 민들레가 피어있는 앞마당에
샘물을 뿌리며
그 땅의 평화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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