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충격'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금리 8% 육박 … 은행 연체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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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국내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이번 사태에 전염될지로 옮아가고 있다. 최근 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8%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들도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고 연체율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한국은 주택담보 인정비율(LVT)이 미국 서브프라임의 절반에 불과한 40%여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그러나 국내 금리 상승세와 주택시장 침체가 맞물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중되는 이자 부담=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현재 5.23%다. 이는 2001년 7월의 5.29%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14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7.82%를 기록했다. 다른 은행들은 일주일 단위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바꾸지만 우리은행은 사흘간 CD금리 평균치로 적용 금리를 매일 바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월 8일에 연 7.4%로 1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매달 61만7000원만 갚으면 됐다. 그러나 이번 달(14일 기준)엔 7만원이 오른 68만3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두 달 연속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서 이자상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은행권의 올 6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217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다 저축은행.할부금융.대부업체의 주택담보대출도 46조원에 이른다. 금리가 0.5%포인트 높아지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5755억원씩 늘어난다.
◆은행들, 연체율 비상=올 6월까지 은행권의 연체율은 0.5%, 저축은행은 7.8%로 안전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이달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과거엔 연체가 생겨도 한두 달 지나면 모두 갚아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이달 들어 3개월 이상 갚지 못해 '원금 연체'로 분류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반 연체는 연체이자만 물리지만 원금연체는 대출금 전체에 연체이자를 물리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훨씬 불어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51조원. 여기에다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거치기간이 끝나는 경우가 많아 연체율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단 대출기간의 3분의 1 기간 내에서는 거치를 연장해 주고 있다"며 "다만 비우량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대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2004년 10%대였다가 올 들어 갑자기 19%대로 치솟았다. 부동산 대출은 일단 부실이 촉발되면 연체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마련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연구원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전 세계 자산가격의 거품이 빠지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값 급락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이 겹치면서 가계신용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안혜리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ye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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